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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푸스 집중탐방 #7.‘라죠’

중독성 강한 마라탕&꿔바로우의 명가

2020년 09월 14일 21시 05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명품 햄버거의 진수를 보여준 ‘56하우스’ 이후 다시 월드 푸드 스트리트 취재에 나선 날은 날씨가 온종일 변덕을 부렸다.

종잡을 수 없이 퍼붓던 비는 다행히 잦아들었고, 잠시 반짝하던 햇빛은 일찌감치 퇴근 준비를 마친 듯했으며, 마냥 덥지 않은 기온은 여름의 끝자락임을 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월드 푸드 스트리트는 그대로였다. 점포들은 불을 밝힌 채 향긋한 내음들을 사방으로 발산했고, 점주들은 변함없이 친근한 인사를 건넸지만 거리를 부유하는 공기는 여전히 조금 무겁고 활기 없이 느껴졌다.

일곱 번째로 가볼 곳은 중국의 ‘마라탕’과 ‘꿔바로우’를 선보이는 ‘라죠’다. 2018년부터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대륙의 매운맛, 마라(麻辣)는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마라 열풍을 주도하는 투톱은 단연 ‘마라탕(麻辣烫,국물요리)’과 ‘마라샹궈(麻辣香锅,볶음요리)’로 한국의 매운 맛과는 다르게 톡 쏘면서 혀를 얼얼하게 때리는 매운맛이 특징이며, 최근에는 치킨·과자·라면·떡볶이 등에 까지 그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했다.

여러 SNS를 살펴보니 ‘맵다 말고 마라하다’·‘역세권 대신 마세권’·‘혈중 마라농도’·‘마라위크’ 등 식지 않는 마라 열풍을 빗댄 발랄한 신조어들이 눈에 띄고,

돼지고기를 튀겨 소스에 볶아낸 ‘꿔바로우(鍋包肉)’에 대해서는 ‘마라요리와 찰떡궁합’, ‘부먹·찍먹 논란이 필요 없는 튀김계 최종보스’, ‘한번 맛들이면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등 극찬과 추천이 계속 이어진다.


라죠에 도착하니 ‘박소현’·‘유 신’ 대표가 환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넨다. 부부사이인 두 사람은 7년의 연애기간을 거쳐 중국에서 결혼, 한국에서 정착한지는 올해로 11년째이며 ‘라죠’라는 상호명은 중국의 ‘매운 고추’란 뜻이라 한다.

박 대표는 “연애기간부터 요식업에 종사한 남편(유 신)과 함께 현지 유명 셰프의 지도를 받았다”면서 “3년에 걸친 수업으로 본토 맛의 비결을 완벽하게 익혔고,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맛을 구축했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또 유 대표는 “정통 중국요리를 계승했다는 자부심으로 월드 푸드 스트리트 입점을 결정했다”면서 “터키 손님 한분은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실 정도로 중독증세를 보이고, 한국 손님·외국손님 할 것 없이 한번 맛본 손님들은 무조건 다시 찾으신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라죠의 대표메뉴는 화제의 그 조합 ‘마라탕(6000원)’과 ‘꿔바로우(8000원)’로 간결하지만 확실한 퍼포먼스, 중독성 강한 맛을 동시에 선보인다.


박 대표가 건네준 마라탕은 영롱한 빨간 빛을 뿜뿜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엔 오랜 시간 푹 끓여낸 한국의 육개장 같았으나 독특한 향이 조금 낯설었다.

박 대표는 “마라탕 특유의 풍미는 화자오(花椒), 육두구, 정향, 팔각 등 향신료 때문”이라며 “라죠(辣椒) 고추기름에 화자오가 섞이며 매운맛이 나고, 화자오의 산초 성분이 혀끝을 아리게 한다”고 설명한다.

빨간 마라 국물을 크게 떠 한 숟가락 입에 넣으니 갖가지 향신료 향이 입 안 가득 퍼지고 혀끝으로 미세한 얼얼함이 느껴진다. 단순히 ‘맵다’로 표현할 수 없는 생소한 매운맛이다.

국물을 두 번, 세 번 연달아 들이키니 혀를 자극하는 얼얼한 통각은 차츰 강도가 더해졌지만 끝 맛은 깊은 감칠맛을 품고 있었고, 그 묘한 매력이 식욕을 한껏 자극한다.

박 대표는 “마라탕 국물은 한우 사골육수가 베이스로 비법 마라소스를 더해 진득하게 끓여내니 깊은 맛이 날 수 밖에 없다”며 “중국 현지에서 배운 마라소스는 매일 집에서 새로 만들고 하루 동안 숙성과정을 거쳐 사용한다”고 말한다.

마라탕 속 재료들은 특성에 딱 맞게 익은 채 다채로운 식감과 풍성한 맛을 전해준다. 야들야들한 납작 당면은 마라 국물을 한껏 머금었다 폭발시켰고, 피쉬볼과 팽이버섯은 특유의 쫄깃함과 탄성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또 아삭한 청경채와 숙주나물 사이사이에는 마라 국물이 촉촉하게 배어있었으며, 비엔나소시지와 게맛살은 다른 재료들과 훌륭한 조화를 이뤄내면서 입안의 매운맛을 부지런히 눌러줬다.

보이지 않던 마라 열풍의 정체를, 많은 사람들이 중독을 호소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는 딱 한 그릇이면 충분했다.

박 대표는 “마라탕은 한국 청·장년 손님들에게 특히 인기고 주한미군 등 다양한 외국 손님들도 끊이지 않고 찾으신다”면서 “입 안 가득 퍼지는 알싸함이 일품이지만 어린이들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음으로 만나본 메뉴는 ‘꿔바로우’다. 유 대표는 “납작한 탕수육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중국 청나라 때 외국사신들을 접대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특히 러시아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새콤달콤한 소스를 만들면서 발달한 요리”라고 설명한다.


이어 박 대표는 “국내산 등심에 전분 베이스 튀김옷을 얇게 입힌 다음, 깨끗한 기름으로 두 번 튀겨내 아주 바삭하다. 기름의 온도, 반죽의 점도, 수분을 머금은 정도 등 튀김을 결정짓는 수많은 변수들을 계산한 걸작”이라며 “특제 소스가 고기에 잘 배도록 빠르게 볶아서 접시에 담아 낸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설명대로 처음 마주한 꿔바로우는 납작한 형태에 산뜻한 노란색을 띄고 있었고, 새콤·달달한 향을 작정한 듯 내뿜었다. 소스는 부먹·찍먹 논란을 종결짓듯 애초부터 함께 볶아져 코팅이 된 듯 반짝였다.

꿔바로우를 한입 깨무니 바삭함과 쫀득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탕수육과는 확실히 결이 다름을 강조하듯 더 바삭하고 더 쫀득하다. 잘린 단면으로 보이는 튀김옷 사이 작은 기포들은 바삭함을, 튀김옷에 빠르게 덧입혀진 소스는 쫀득함의 밸런스를 이끄는 듯 보였다.

이어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돼지고기 육즙이 입안에서 터져 나왔으며, 소스의 새콤함과 혀에 감기는 달콤함이 맛을 깔끔하게 해준다. 탕수육을 업그레이드 한 듯한, 누구든 안 좋아할 수 없는,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한 맛이다.

박 대표는 “꿔바로우는 한국·외국 손님을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선호하는 맛이다. 요식업에 종사하신다는 한 손님은 ‘거리음식에서 이런 퀄리티는 놀랍다’면서 분점 개점 제안과 함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계속 오신다”고 말했다.


또 “라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함께 선보이는 ‘찹쌀탕수육(6000원)’도 바삭함과 쫀득함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며 “꿔바로우와 탕수육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 나름의 매력이 선명한 음식으로 다양한 손님들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중”이라 말하며 미소 지었다.

라죠는 9월 둘째 주부터 새 메뉴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마파두부 덮밥(6000원)’과 ‘어향가지덮밥(7000)’이 그 주인공으로, 부부가 유명 음식점의 중국 셰프에게 새롭게 배워 익힌 메뉴다.


유 대표는 “메뉴에 밥 종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평소 친분이 있던 중국 셰프를 졸라서 배운 메뉴다”라며 “기존메뉴인 마라탕·꿔바로우·찹쌀탕수육과 조합이 아주 훌륭한 만큼 많은 분들이 맛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확실한 자신감과 탁월한 요리 실력을 뽐낸 부부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했다. 부부는 “지금 당장은 연이은 악재들로 모두가 어렵고 힘들지만 슬기롭게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하루빨리 동두천의 활기가 살아나 많은 손님들이 월드 푸드 스트리트를 찾아주시고 많은 분들에게 라죠의 실력을 뽐낼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한다.

이어 “월드 푸드스트리트가 동두천의 명소로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라죠의 맛을 유지하고 발전하는데 최선을 다할 작정이며 모든 시민, 모든 주변 상인들과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며 환한 웃음을 내보였다.

*휴무일 : 매주 화요일
*여덟 번째 ‘히즈핸드’로 이어집니다.



정호영 기자 | 다른기사보기 | ultra0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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